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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희노애락의 중심에서 희망을 외치다.

김현주, 23세, 급성림프성백혈병.

喜(희) - 13살 소녀의 어느 날
2003년, 새싹 피어나 듯 파릇파릇한 나이 13살, 딸 부잣집 둘째로 태어난 저는 특히 예쁨을 많이 받았습니다.

큰 눈망울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학교에선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그저 남부러울 것 없이 나 잘난 맛에 살아온 저였습니다. 가족들과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고나면 까르르 웃으며 행복한 꿈에 빠져 잠이 들고, 여름이면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가 첨벙첨벙 물놀이도 하며,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왔었습니다.

怒(로) - 첫 비행 여행의 낯선 도착지
의사는 열이 심해 장거리 여행은 무리라 하셨지만 처음 타는 비행기와 친구들과의 제주도 캠프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도착하자마자 다급한 목소리의 엄마 전화를 받았습니다. “현주야. 미안해. 미안한데 다시 서울로 얼른 와야 할 것 같아. 얼른 와야 해 얼른.....”

哀(애) - 왜 내가 아파야 하나요?
병실 밖에서 통화하는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방금 결과 나왔는데,, 현주 정말 백혈병이래..어떻게 말해줘야 하지~ 제주도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온 애한테,, 오자마자,,어떡하면 좋아”라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2003년 7월 생일이 지난 며칠 뒤,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란 진단이 내려졌고 어떤 병인지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김학기 교수님과 성모병원과의 동고동락이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치료과정으로 엔젤실에 들어가 항암투여가 시작되었고, 항암제를 맞을 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따라오는 후유증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극심한 구토증세. 만지기만 해도 쑥쑥 빠지는 머리카락. 점점 잃어가는 체력...

樂 (락) - THANK YOU , CANCER !
두 달간의 집중 관해치료 끝에 무균실에서 나오자마자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내뱉은 한마디 “엄마! 세상이 원래 이렇게 넓었어? 되게 밝다...” 밖에 나와 숨을 쉬고 햇빛을 받으며 걷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창밖 아파트 단지사이로 길게 뻗어있는 노란 은행나무 잎들이 수북이 쌓인 길을 바라보며 엄마는 종종 말씀하셨습니다.
“치료 다 받고 퇴원하면 엄마랑 같이 걷자. 나가서 지금까지 뛰지 못한 것 마음껏 뛰자.. 나갈 수만 있다면 정말 바라는 거 없어.”
이렇게 희망을 가지며 재발없이 치료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나 성모병원 출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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