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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아빠, 파이팅!

모임득, 52세, 대장암.

"새 아파트야“ 장루를 한 개 더 달고 나와서 인공항문이 두 개가 된 것을 당신은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당신의 이런 긍정적인 마음이 6개월도 힘들다는 말이 무색하게 5년여를 나와 쌍둥이와 함께하는 거겠지요.

건강하던 당신이 암이란 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세상 다 산 것 같은 표정으로 성모병원에 오던 날. 머리가 다 빠지고 주사 줄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다른 암 환자들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암, 별거 아니야. 난 자네보다 더 안 좋았는데 지금 거뜬히 건강하게 살고 있잖아? 그거 친구처럼 같이 살면 돼”

지방에서 버스한번 타고 오면 깨끗한 시설과 친절한 의료진들. 보호자가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편안하게 일처리를 해 주는 이곳. 덕분에 병원은 당신 혼자 다니면서 치료하고 난 열심히 직장 다니며 쌍둥이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지요.

오늘도 당신은 말했지요. “오승택 교수님이 날 또 다시 살려내셨어.” 오 교수님뿐이랴. 간을 집도하신 유영경 교수님. 60번을 넘는 항암치료에 힘들다 표현했을 남편의 말을 다 받아주신 종양내과 이명아 교수님. 일하시다가도 종종 들려 응원해 주신 박영규 선생님……. 친절한 직원들,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자기 몸 관리 잘한 당신이 이루어낸 작품인 것을요.

5년여 동안 우리 가족은 힘들었지만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암이 무서운 존재임에는 틀림없어요. 설령 당신에게 붙은 좋지 않는 친구는 너무 늦게 발견하여 돌려보내지 못할지라도 암은 죽음과 동의어가 아닌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암이 당신에게 보내는 전조증상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좀 더 일찍 발견하여 완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3년 뒤에나 있을 쌍둥이 대학자금을 걱정하고, 종종거리며 사는 나를 애잔하게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아빠 불쌍하다며 우는 딸을 보듬어 준적은 있지만 내가 무너지면 우리 가족 어떻게 될까봐, 목 놓아 한 번 울지도 못했네요. 당신이 아픈 걸 인정하는 순간 어떻게 될까봐, 당신의 애잔한 눈길을 말로 표현하는 순간 어떻게 될까봐, 무심한척 하였습니다.

창밖을 같이 바라보다 잠든 당신의 얼굴을 가슴에 새깁니다. 내 가슴과 기억 속에 꼭 꼭 담아둡니다. 아들에게 의사가 되어 아빠같이 아픈 사람들 사랑으로 치료해 달라는 당신의 희망도 알고 있습니다. 여보, 너무 아파하지 마세요. 무뚝뚝하지만 멋진 당신. 힘내요. 당신 곁에는 쌍둥이와 제가 있잖아요.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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