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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주신
“Long vacation"
- 나를 위한 휴가

김민희, 38세, 난소암.

내가 ‘암환자’라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지난주 화요일 9월 23일 1차 항암치료를 시작해서 속이 미식거리고 음식을 잘 못 먹고,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리는 데도...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암.. 암이라니요...

암은 제 일상에서 어느 한 순간도 생각해보지 못한 병이었습니다. 결혼 11년차, 제게는 사랑하는 아들과 신랑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 시부모님... 가족 모두에게 8월 22일 그날의 진단은 너무나 당혹스럽고 너무나 갑작스러운 그래서 믿기지 않는 그런 사실이었습니다.

8월 22일 금요일, 한주 내내 비가 내리다가 맑아진 하늘을 보며 주말에 캠핑 떠날 준비에 세식구가 마음이 들떴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소화가 안 되는 듯, 속이 더부룩했던 저는 놀러가기 전에 집 근처 내과에 약을 받으러 나섰습니다. 행운이었던 걸까요? 내과 선생님께서는 제 배를 쳐다보시더니 화들짝 놀라시며 순간 표정이 굳어지셨습니다. 그리곤 큰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보라고 하시며 황급히 의뢰서를 써주셨습니다. 그때만해도 사태의 심각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이랑 한강 수영장에 놀러간 아들에게서 엄마도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았고, 간단히 CT촬영을 하고 가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러나…저는 그날 성모병원 응급실로 향해야 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레 입원을 해야했고, 수술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만이 귓가에 맴돌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8월 29일, 복수가 차서 숨쉬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어 너무나 지쳐있던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민트색 수술복을 갈아입고 수술실로 향했습니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입원 후 일주일동안 가장 기다려온 순간이기도 했었습니다. 복수가 차오르며 수술날짜를 기다렸던 시간들… 그 동안 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지만 너무나 소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암 진단을 받고 입원 후 가족들을 시작으로 친척, 이웃, 친구들, 수녀님, 신부님에 이르기까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시며 격려해주셨습니다. 특히 고마운 세명의 친구들, 아마 수술 전 친구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없었다면 전 아마 그렇게나 밝게 수술실로 들어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삶에서, 나의 평범한 일상에서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었구나. 나의 가족들은 정말 이렇듯 아픔과 고통을 함께 느끼며 나눌 수 있는 존재인거구나…’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깨달음이었습니다.

수술은 잘 마무리 되었고 저는 다시 사랑하는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어느 덧 병동에서의 입원생활도 익숙해지고 편안해져 갔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을 비롯하여 수많은 분들의 철저한 관리 속에서, 제가 이 곳에서 수술을 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난소암 3기 환자’, 그것이 지금의 ‘저’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이전의 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Long vacation'을 통해 나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나누며 멋지게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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